뭐 근데 그일은 어찌저찌 안되었고.... 잠시 법대로 외도한 뒤 캐나다 이민오면서 다시 게임쪽으로 돌아가기로 맘먹은건데... 그때는 일단 정착도 해야하고 해서 당연히 직장에 들어가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난 대체 무슨 목표를 가지고 직장인을 시작한건가... 물론 난 이 일이 재밌어서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것을 이르켜 세우는 것보단 직장인이 재미없는건 사실.. 따라서 직장인이 되는걸 합리화할만한 개인적인 목표가 필요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겐 크게 2가지 목표가 있었던 듯.....
1) 뛰어난 게임개발자로 인정받자 = 연봉 여섯자리 이상
난 남에게 인정받는걸 되게 좋아한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좀 엄격한 편이여서 "나 정말 실력 좋다." 나서서 말하지 못한 채 몇년을 허비(?)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개발자들을 만나보고 일해보면서 나를 다른사람에게 비교한 뒤에야... "아.. 내 실력이 꽤 좋은거구나.."라고 알게 되었다. (솔직히 좀 씁쓸했다) 아직도 내 스스로 날 판단할테는 "그냥 프로그래밍 하는 놈이지.."라고 생각한다. 남하고 비교할때만 자뻑이 되는거지... -_-... 그래도 웃긴건(아니면 다행인건?)...... 입바른 말 잘하기로 유명한 동료들이 그걸 인정한다는 것.. (물론 내자랑..)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일거다.. 난 사실 객관적인 지표로 실력을 인정받고 싶었다. 그게 바로 연봉... 난 자본주의 시장에선 몸값 = 실력이라 생각한다. 실력이 좋으면 당연히 돈도 많이 받아야하고.... 실력이 안좋으면 당연히 적게 받는다 생각.....물론 이상한 짓해서 몸값만 올리는 애들도 몇 봤지만 결국 걔네들은 몇년지나면 밑천 보여서 아무데도 못가더라...
내가 '이정도면 충분히 인정받은걸거야....'라고 목표로 정했던 연봉이 여섯자리 숫자, 즉 $100,000 이상이었는데.... 이 목표는 사실 이미 몇년전에 성취했다...... 고로 지금은 그냥 허무하고 밋밋한 느낌....
2) 언젠가 큰일을 벌일 동료들은 만나자.
두번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의기투합해서 큰일을 벌일 동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최소한 한손에 꼽을만한 사람들은 이제 있는거 같다. 내가 사실 실력 좋다고 인정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매우 적은데.. 이 친구중에 몇명은 정말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자세도 나와 비슷해서... 뭔가 같이 하면 매우 재밌을거 같다.
그리고 이건 지난 몇년간 계속 하고 있는 생각...
그럼 왜 나는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걸까...?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정식으로 리드명함 달고 팀을 리드 못해본 것이다. 명함없이 리드는 해봤다. 리드 밑의 위치였는데.. 사실 사람들이 날 리드로 따른 경우... 그 뒤에 그 동료들이 날 리드로 원해서 거의 될뻔하다가 팀이 접히면서 다들 퇴사한 케이스... 리드는 정말 잘할 자신 있는데 그 뒤로 회사를 한 두번 옮겨다니면서 전혀 stranger들과 일하게 되니 아직도 리드를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난 내가 아끼는 팀원들을 이 끌때 보람을 느끼지... 빈 껍데기뿐인 리드 타이틀은 달고 싶지 않거든...